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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옥임 교수, 파킨슨병을 건너 사명이 된 삶
“웃지 못하던 여자가 웃음을 가르치기까지”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1-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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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평생교육개발원 인물시리즈2] 사람을 살리는 교육, 현장으로 간 교수들

송옥임 교수(재단법인 국제평생교육개발원 강사)의 삶은 한때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까를 떠올리던 시간으로 채워져 있었다. 파킨슨병 진단 이후 그는 6~7년 동안 미래를 상상하는 것조차 힘겨웠다. 병의 진행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살아가는 의지마저 갉아먹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한 장면에서 방향을 바꿨다. 거울 속에서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던 그날, 그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러면 안 된다.”

거울 속에 갇힌 나, “이 여자가 누구지?”

어느 날 거실에서 밖으로 나가던 중, 거울 속에 스쳐 지나가는 낯선 여자가 보였다. 이상해서 다시 거울 앞에 섰다. 그 순간 그는 충격을 받았다. 굳어버린 얼굴 근육, 낯설게 변한 표정. 아무리 부정해도 거울 속의 여인은 자신이었다. 딸은 엄마가 아파서 누워 있으니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 말은 송 교수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지만, 동시에 결심을 만들어냈다.

그는 10년 동안 시어머니를 병간호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내가 아프게 되면 절대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도 되살아났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표정을 바꾸지 않으면, 나는 밖으로 나갈 수도, 사람을 만날 수도 없다.” 바로 그때 텔레비전 아래로 웃음치료라는 자막이 스쳐 갔다. 송 교수는 딸에게 부탁했다. “엄마가 웃지를 못하겠다. 웃음치료하는 데가 있으면 찾아봐라.” 그는 웃음을 기분 전환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였다. “배워서라도 웃어야겠다는 결심이 그렇게 시작됐다.

, 나도 할 수 있겠는데요강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서다

웃음치료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쉬운 길은 아니었다. 그는 더 깊이 배우기 위해 여러 과정을 찾아 나섰고, 그 과정에서 노인건강운동을 접했다. 파킨슨으로 몸이 굳어가던 그에게 운동은 필요가 아니라 절실함이었다. 첫 수업에서 그는 통증 때문에 신음이 나올 정도였지만, 동시에 가슴이 뛰었다. 강단에 선 이광재 박사의 강의안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송 교수는 오래 잠들어 있던 꿈을 다시 만났다.

저 정도의 강의안을 짤 수 있으면나도 할 수 있겠는데.”

어릴 적 선생님이 되고 싶었으나 환경 때문에 공부를 마음껏 하지 못했고, 야간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따라가느라 늘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그는 할 수 있다는 감각을 붙잡았다. 공부가 재미있어졌고, 삶의 방향이 다시 세워졌다. 그는 박사가 권한 대로 봉사처에 등록했고, 강의 요청이 있는 현장으로 한 걸음씩 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강의는 속사포 같았다. 강의안을 잊지 않으려 백 번이고 외우며, 어르신들을 앞에 두고 혼자만 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현장은 그에게 답을 줬다. 치매 어르신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기관 평가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그의 강의는 보건소 위탁기관 관계자들에게도 알려지며 점점 확장됐다. 그는 강의에서 어르신들을 주인공이라 불렀다. “어르신들이 누구시라고요?” “주인공!” 그 짧은 호흡 속에서, 송 교수는 치유가 아니라 존엄을 세우고 있었다.

25년 파킨슨 아지매의 인생 도전기웃음은 내게 생명을 주었다

202511, 송 교수는 자신의 삶을 책으로 정리했다. 25년 파킨슨 아지매의 인생 도전기 웃음은 내게 생명을 주었(한국강사교육진흥원). 이 책은 성공담이 아니라 생존의 기록이다. 절망의 바닥에서 다시 일어서기 위해 몸부림치던 순간,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그래, 앞으로 내 인생은 내가 정한다!” 그리고 파킨슨병을 인생 드라마의 악역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책은 거울 앞에서 무너졌던 장면에서 시작해, 웃음으로 삶을 바꾸려 애쓰던 시간, 실버 건강운동을 통해 다시 강사로 서게 된 과정, 이야기 할머니로서 아이들 앞에 섰던 경험, 코로나 시대 줌 강의라는 새로운 도전, 그리고 생명의 전화 자살예방 상담원으로 이어진 선택까지 담아낸다. 특히 그는 가족의 죽음 앞에서 다시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시간도 숨기지 않는다. 2년 전 친정어머니를 떠나보낸 데 이어, 1년 뒤 아들까지 잃었다. 그 충격 이후 파킨슨이 나를 이기고 있다고 고백할 만큼 그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허리 수술만 세 차례, 몸은 더 굽어갔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집에 있으면 생각이 많아져서 사람을 못 쓰게 만든다는 이유로 그는 밖으로 나갔다. 생명의 전화에서 교육을 받고 봉사를 시작했으며, 생활을 위해 노인 일자리를 신청했다. 요양등급이 있으면 참여할 수 없다는 말을 듣자, 그는 스스로 등급을 해지하는 선택까지 했다. ‘누군가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는 오래된 결심이, 그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송옥임 교수는 현재 사단법인 국제레크리에이션협회 교수, 재단법인 국제평생교육개발원 강사, 한국생명의전화 상담원, 노인스포츠지도사, 웃음 코칭 상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삶은 평생교육이 단지 자격과 기술을 쌓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존엄과 삶을 다시 세우는 일임을 보여준다. 그에게 웃음은 기술이 아니라 생존이었고, 다시 사람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선택이었다.

송 교수는 말한다.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찾아내고야 말겠다고 결심했다.” 그 결심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완벽하지 않은 몸으로, 완벽하지 않은 웃음으로 그는 오늘도 사람 앞에 선다. 그리고 조용히 증언한다. “그래도, 나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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