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란 교수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을 하라”
요양원에서 시작된 부르심, 그리고 평생교육의 사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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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평생교육개발원 인물시리즈1] 사람을 살리는 교육, 현장으로 간 교수들
김경란 교수(재단법인 국제평생교육개발원 교수협의회 대표)의 인생은 강단이 아니라 요양원에서 방향을 틀었다.
어르신들의 눈빛이 머무는 자리, 말 한마디에 터져 나오던 웃음과 박수, 그리고 끝나고 밀려오던 뜨거움. 그는 그 순간을 이렇게 기억한다.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가슴 뜨거워지는 일을 하라고. 그 말이 딱 맞는 순간이었죠.”
그의 여정은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부르심의 기록’이다. 그리고 그 부르심은 오늘, ‘배움은 평생, 나눔은 사명’이라는 국제평생교육개발원의 비전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봉사 현장에서 만난 한계, 그리고 질문
김 교수의 출발점은 가족봉사단 활동이었다. 네 가족이 함께 지역아동센터와 초등학교를 연계해 봉사를 시작했고, 어느 순간 그는 40~50명의 인원을 이끄는 단장이 됐다.
“솔직히 너무 버거웠어요. ‘이 봉사를 잘하려면 내가 뭔가를 배워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질문이 그를 웃음치료의 세계로 이끌었다. 처음에는 봉사를 더 잘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변화는 자기 안에서 일어났다. 사람 앞에 서는 태도, 말 한마디의 힘, 눈을 마주하는 법. 그는 그때부터 “이건 일이 아니라 사명일지도 모르겠다”는 감각을 갖기 시작했다.
이 지점이 바로, 국제평생교육개발원이 말하는 ‘개인의 성장 → 사회적 기여’라는 교육 철학과 맞닿아 있다.
배움이 개인을 넘어서 이웃과 공동체를 살리는 도구가 되는 것, 그것이 이 재단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비워진 자리
그의 전환을 더 깊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암 투병과 별세였다.
“허탈함이 너무 컸어요. 그걸 봉사하면서 채웠던 것 같아요.”
상실의 공백은 봉사의 자리에서 채워졌다. 그리고 그 봉사의 현장 한가운데, 요양원에서 그는 결정적인 장면을 맞는다. 어르신들의 눈빛, 그를 향해 열리던 마음, 말 한마디에 터져 나오던 웃음과 박수.
“제가 말 한마디 하면 박수쳐 주시고, 웃어주시고… 끝나고 나서 가슴이 막 뜨거워지더라고요.”
그날 이후, 김 교수는 방향을 바꿨다. 사회복지학을 공부했고, 심리학을 복수전공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대학원에 진학했고, 코로나 시기에는 줌(Zoom) 수업을 통해 비대면 교육까지 했다. “멈출 수 없었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이 여정은 국제평생교육개발원이 말하는 ‘전 생애에 걸친 학습’, 즉 평생교육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준다.
배움은 특정 시기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전환기마다 다시 시작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의 삶이 증명하고 있다.
“요양원은 고경력자가 가야 합니다”
현재 김경란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백세 운동교실’ 강사, 동구 치매안심센터 인지재활 프로그램 강사, 그리고 요양원·주간보호센터 웃음치료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강조한다. “요양원은 고경력자가 가야 합니다. 어르신 마음을 제대로 캐리하려면 경험이 필요해요.”
그래서 그는 늘 후배 교수들에게 말한다. “연차가 올라갈수록 요양원 한 곳은 꼭 맡아야 합니다. 힘들어도, 그 자리가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입니다.”
이 말은 국제평생교육개발원의 ‘교육을 통한 공익 실현’이라는 가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 재단이 추구하는 교육은 스펙을 쌓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사회를 돌보고 약자를 섬기는 교육이다.
김 교수의 현장은 곧 이 재단의 철학이 실현되는 자리다.
교수협의회 대표, ‘소통의 구조’를 바꾸다
김 교수는 현재 국제평생교육개발원 교수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다. 그의 리더십은 ‘지시형’이 아니라 ‘연결형’이다. 특히 코로나 시기, 그는 조직의 문화를 바꿨다.
“연세가 많으신 교수님들도 계시잖아요. 그분들을 같이 끌고 가야 했어요.”
그는 줌 회의를 도입했고, 매달 첫째 주 일요일 밤 9시에 전 교수진이 참여하는 온라인 모임을 만들었다. 임원들만 움직이던 구조를 깨고, 모두가 얼굴을 알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구조로 바꿨다.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하자는 거였어요. 좋은 건 나누고, 어려움도 나누고.”
이 변화는 국제평생교육개발원이 강조하는 ‘연대와 나눔의 교육 공동체’라는 비전을 현장에서 구현한 사례다.
교육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구조 속에서 완성된다는 철학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끝으로 김경란 교수는 12일 있는 신임교수 임용식과 교수협의회 대표 역할을 이렇게 정리한다. “너무 잘 오셨고, 잘 선택하셨습니다. 앞으로 내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여기가 우리가 있어야 할 길입니다.”
그에게 평생교육은 직업이 아니다. 상처에서 시작된 소명, 봉사에서 다져진 사명, 그리고 신앙으로 해석된 인생이다. 그리고 그 인생의 방향은, 지금 국제평생교육개발원이 세우고 있는 ‘배움으로 사람을 살리고, 나눔으로 사회를 세우는 길’과 정확히 겹친다.
김경란 교수의 강의실은 교실이 아니라, 사람의 인생 한복판이다.
그리고 그 인생 한복판에서, 평생교육은 오늘도 조용히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