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가슴에 파도를 안고 사는 사람”
본문
“그해 여름밤 / 흔들리는 램프 아래서 빛나던 / 별 하나를 보았습니다 / 레몬 향기 나는 유리잔 속에 / 꽃과 별과 바람과 시가 담겼습니다 / 가슴에 파도를 안고 사는 사람은 / 누구를 만나든 / 푸른 바다를 보여줄 수 있다고 믿고 싶어요 / 언제나 / 그 여름 바닷가에 서서 / 당신이 환한 미소 지으며 오실 때까지 / 가슴 가득 밀려오는 / 푸른 파도 소리를 듣고 싶네요.” 제가 쓴 ‘여름1’이라고 하는 시입니다.
제가 골프를 시작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한 번 치자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남해에 유명한 골프장이 있는데 그 골프장은 바다가 보이는 골프장이래요. 그런데 남해까지 가려면 몇 시간을 소요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용인으로 말하면 골프의 8학군입니다. 한성CC는 10분도 안 걸리고, 태광CC도 15분, 88CC도 15분입니다. 하여간 우리 교회가 있는 죽전 인근 25분 거리에 골프장이 몇 개나 있는지 모릅니다. 제가 가까운 데서 골프를 치지 몇 시간을 차를 타고 가면서 골프를 치려 한단 말입니까?
그런데 한 달 전쯤인가 CBS 이사회 수련회를 일본으로 간 적이 있습니다. 저는 형편상 1박 2일만 하고 왔는데요. 공항에 오니까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그래서 공항으로 다리가 연결되는 호텔이 있었는데 진짜 걸어서 딱 3, 4분이었습니다. 거기에 유명한 온천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온천을 가니까 정말 죽여주더라고요. 열탕은 43.5도, 냉탕은 14.5-15도 정도였습니다. 시간상 오랫동안 온천을 즐기지 못하고 왔는데요. 돌아가서 생각해 보니까 우리 정권사님을 그곳에 모시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좋은 온천을 저만 즐기는 게 너무 송구했습니다. 그래서 정권사님을 모시고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제미나이에게 “하네다 공항 인근에 좋은 골프장을 소개해 주세요.” 그랬더니 공항에서 막혀야 30분, 그렇지 않으면 20분 거리에 동경만이 보이는 골프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미나이의 말을 듣고 몇 장로님들과 함께 일본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제미나이가 뻥을 쳐도 한참 뻥을 쳤습니다. 20분, 30분이 뭡니까?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것입니다. 게다가 동경만이 보이기는 뭐가 보여요? 저는 가슴 가득 밀려오는 푸른 파도 소리를 듣고 들으며 골프를 치려했는데 푸른 바다는커녕 황토색 바닷가도 보이지 않은 것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다음 날 바로 와버리고 싶었지만, 저 혼자의 몸이 아닌 걸 어떡합니까? 골프 8학군에 사는 제가 일본까지 오다니... 그것도 동경만이 훤히 보이는 골프장이라고 해서 왔는데 동경만이 보이기는 뭐가 보입니까? 그래서 저는 동경만은 아니지만 가슴에 파도를 안고 골프를 했습니다. 누구를 만나든 푸른 바다를 보았고 내 마음속에 푸른 바다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에 돌아와서 문득 그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여름 바닷가에 서 있다고 말입니다. 우리 성도들 자신이 푸른 바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제가 여름 바닷가에 서 있고 사랑하는 우리 성도들이 가슴 가득 밀려오는 푸른 파도 소리처럼 느껴집니다. 지금 이 순간도 파도 소리가 밀려왔다 내려갔다 하며 그리움을 노래하는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