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메시시] 대한민국광역기독교총연합회 총회장 심하보 목사
"부활하신 주님 앞에 서라... 생명의 능력으로 교회를 세우고 세상을 품으라”
본문
부활절은 기독교 신앙의 심장입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에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선언입니다. 십자가는 세상의 눈에 패배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십자가를 통해 역사의 흐름을 바꾸셨고, 빈 무덤 앞에서 죽음의 권세는 무너졌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오늘도 두려움 속에 갇힌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말씀하십니다. "평강이 있을지어다.”
지친 성도들에게… 부활은 오늘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의 삶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삶의 무게 앞에 무릎이 꺾이고, 관계의 상처 앞에 마음이 닫히고, 미래의 불안 앞에 믿음이 흔들리는 날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활은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제자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두려움 속에 웅크려 있을 때, 부활하신 주님은 그 닫힌 문을 뚫고 들어오셨습니다. 주님은 지금도 우리의 닫힌 마음속으로 찾아오십니다.
부활 신앙은 고통이 없는 신앙이 아닙니다. 고통 한가운데서도 주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입니다. 상처 입은 손과 옆구리를 보이시며 "나다”라고 말씀하신 부활의 주님은, 우리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 자리에 함께 서 주시는 분입니다. 오늘 이 부활절 아침, 지쳐 있는 모든 성도들에게 간절히 전합니다. 주님은 살아 계십니다. 그리고 지금 당신 곁에 계십니다.
한국교회가 직면한 시대적 도전
그러나 오늘 한국교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시대적 도전 앞에 서 있습니다. 교회를 향한 왜곡된 비난이 공론장을 채우고 있고, 신앙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입법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정교분리의 이름으로 교회의 공적 목소리 자체를 침묵시키려는 움직임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는 권력 앞에 침묵하기 위해 세워진 공동체가 아닙니다. 교회는 진리를 선포하고, 시대의 양심을 지키며, 억눌린 자의 편에 서기 위해 세워진 공동체입니다. 초대교회는 황제의 칼 앞에서도 “예수는 주”라고 고백했습니다. 그 담대함은 부활 신앙에서 나왔습니다. 빈 무덤을 목격한 자들은 더 이상 두려움의 노예가 아니었습니다.
부활 신앙은 두려움의 신앙이 아닙니다. 부활 신앙은 진리를 위해 담대히 서는 믿음입니다. 오늘의 한국교회도 그 믿음 위에 굳게 서야 합니다.
대광기총이 세워진 이유
대한민국광역기독교총연합회(대광기총)는 이러한 시대적 위기 속에서 한국교회의 연합과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전국 광역시도 기독교총연합회가 함께 참여하는 이 연합은 단순한 친목과 협의를 위한 모임이 아닙니다.
교회를 향한 부당한 압력과 왜곡된 정책에 맞서 책임 있게 대응하고, 지역 교회들이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공적 과제들을 함께 짊어지기 위한 공적 연대입니다.
대광기총은 이미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각종 입법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교계의 목소리를 공론장에 전달하며, 전국 광역 단위 교회들이 연대해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교회의 공적 역할을 위협하는 모든 시도에 대해 법적·사회적·연대적 방법으로 끝까지 책임 있게 대응할 것입니다.
다만 우리의 싸움은 미움과 대결의 싸움이 아닙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원수를 용서하시고 평화를 선포하셨듯이, 우리의 연대는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사회 모두가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섬기는 방향을 지향합니다. 담대하되 품위 있게, 저항하되 사랑 안에서 이것이 대광기총이 걸어가고자 하는 길입니다.
부활의 능력으로 교회를 세우고, 세상을 품으라
부활절은 우리를 안으로만 향하게 하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을 향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 20:21)고 말씀하셨습니다. 부활은 파송입니다. 닫힌 방에서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명령입니다.
오늘 우리는 부활의 능력으로 교회 안의 상처 입은 지체들을 치유하고, 교회 밖의 절망하는 이웃들을 품어야 합니다. 분열된 사회 속에서 화해의 다리를 놓고, 고통받는 자들 곁에 생명의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그것이 부활을 믿는 자들의 삶이며, 오늘의 교회가 세상을 향해 감당해야 할 사명입니다.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목소리는 분노가 아니라 부활의 소망에서 나와야 합니다. 두려움이 아닌 믿음으로, 원한이 아닌 사랑으로, 닫힘이 아닌 파송으로 나아가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크신 능력과 평강이 한국교회 모든 성도들과 대한민국 위에 풍성히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26년 4월 5일 부활절
대한민국광역기독교총연합회 총회장 심하보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