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바리새인들과의 논쟁(II)
페이지 정보
씨디엔 기자 작성일22-12-31 10:28본문
<역사적 예수 논구 시리즈>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명예교수)
II. 차이점
바리새인들은 율법의 규례를 철저히 지키려고 했기 때문에 너무나도 율법의 의례적(儀禮的)인 규례에 얽매였다. 그리하여 율법의 정신, 즉 의(義)와 인(仁)과 신(信)을 놓쳤다. 이들은 율법의 규례를 외면적으로 지키고 자기 의를 드러내려고 했기 때문에 위선이 심했다. 이들이 나사렛 예수와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논쟁거리는 안식일 준수와 정결법 규례에 대한 준수에서 나타났다. 나사렛 예수는 바리새인의 이러한 외면성에 치우친 허례와 허식을 지적하시고 이것이 위선이라고 비판하셨다.
1. 바리새인의 위선을 드러내셨다.
수만 명의 무리가 모인 장소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바리새인들의 누룩 곧 외식(外飾)을 주의하라”(눅 12:1)고 경고하신다: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나니”(눅 12:2). 마태복음 23장에는 특히 예수께서 바리새인과 서기관의 외식을 질책하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았으니,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그들이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 아니하며, 또 무거운 짐을 묶어 사람의 어깨에 지우되 자기는 이것을 한 손가락으로도 움직이려 하지 아니하며, 그들의 모든 행위를 사람에게 보이고자 하나니 곧 그 경문 띠를 넓게 하며 옷술을 길게 하고, 잔치의 윗자리와 회당의 높은 자리와, 시장에서 문안 받는 것과 사람에게 랍비라 칭함을 받는 것을 좋아하느니라“(마 23:2-7). 위선적 지도자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 아니하며, 또 무겁고 어려운 짐을 사람들의 어깨에 지우되 자기는 솔선수범하지 않고 모면하며 자기 명예와 유익만을 추구하는 자들이다.
예수는 이들을 가장 심한 어조로 질책하신다: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마 23:33). 그리고 예수는 이들 전통 종교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선지자와 지혜자를 박해한 것을 질책하신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선지자들과 지혜 있는 자들과 서기관들을 보내매 너희가 그 중에서 더러는 죽이거나 십자가에 못 박고 그 중에서 더러는 너희 회당에서 채찍질하고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따라다니며 박해하리라”(마 23:34). 예수는 의로운 이들을 죽인 피값이 이들 유대인들에게 돌아갈 것을 예언하신다: “그러므로 의인 아벨의 피로부터 성전과 제단 사이에서 너희가 죽인 바라갸의 아들 사가랴의 피까지 땅 위에서 흘린 의로운 피가 다 너희에게 돌아가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것이 다 이 세대에 돌아가리라”(마 23:35-36). 이러한 예수의 예언은 주후 70년 로마 장군 디도(Ditus)에 의한 예루살렘의 함락으로 현실화되었으며, 그후 역사적 과정에서 세계 각지로 흩어진 유대인들 박해로 일어났으며, 특히 이차세계대전 시 나치정권에의한 6백만 유대인 학살 사건으로 성취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2. 바리새적 외면 종교에 대하여 진정한 마음의 종교를 보여주셨다.
예수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마음이 탐욕과 욕심으로 차있는 것을 지적하신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도다”(마 23:25). 이들에게 마음을 깨끗하게 하라고 명하신다: “눈 먼 바리새인이여 너는 먼저 안을 깨끗이 하라. 그리하면 겉도 깨끗하리라”(마 23:26). 예수는 외면적으로 보이는 이들의 경건은 속으로는 무덤에 불과하다고 꾸짖어신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되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하도다“(마 23:27-28). 예수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의 경건성은 그 내면에 송장이 들어 있고 외면만 번지러한 회칠한 무덤이라고 비난하셨다.
예수는 바리새인들이 채소의 십일조는 드리되 율법의 정신을 상실하였다고 말씀하신다: “화 있을진저, 너희 바리새인이여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모든 채소의 십일조는 드리되 공의와 하나님께 대한 사랑은 버리는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눅 11:42). 예수는 율법의 정신을 드러내신다. 예수는 십일조를 부인하지 아니하신다. 십일조를 드리되 그 정신인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버리지 말라고 강조하신 것이다.
3. 안식일 정신을 위하여 안식일 법을 깨뜨리신다.
요한의 기록(요 5:1-18)에 의하면 예수는 안식일에 베데스타 연못 가에 있는 38년 된 병자를 고치셨다(요 5:1-9). 바리새인들은 병 고치는 것 자체를 트집잡지 아니했다. 단지 예수께서 안식일에 병 고친 일 때문에 안식일을 범했다고 비난하였다: “안식일에 이러한 일을 행하신다 하여 유대인들이 예수를 박해하게 된지라”(요 5:16). 이에 대하여 예수는 대답하신다: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 5:17). 여기서도 예수는 안식일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안식일에도 하나님은 우주의 운행과 역사의 진행을 위하여 쉬임 없이 일하신다. 하나님이 일하시기 때문에 예수는 아버지를 따라서 소경의 문을 뜨게 하는 선한 일을 하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도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시는 것이다.
마태, 마가와 누가의 기록(마 12:1-14; 막 2:23-28; 눅 6:1-5)에 의하면 예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로 지나갈 때 시장하여 이삭을 잘라 먹었다. 이에 바리새인들이 예수에게 제자들을 비난하였다: “보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다”(마 12:2). 이에 예수는 제자들을 옹호하시며 바리새인들에게 말씀하신다: “다윗이 자기와 그 함께 한 자들이 시장할 때에 한 일을 읽지 못하였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