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예배당, 답은 운동장에 있는가"
김태진 박사가 『스포츠선교학개론』을 통해 한국교회에 던진 질문
본문
스포츠를 프로그램이 아닌 '문화'로, 문화를 복음의 통로로
스포츠선교를 하나의 학문으로 체계화한 첫 시도
"좋은 전도 프로그램은 많다. 하지만 다음 세대가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만드는 프로그램은 얼마나 될까."
한국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단순한 교인 감소가 아니다. 주일학교가 사라지고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며, 지역사회와 교회의 접점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런 현실 앞에서 많은 교회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고민하지만, 정작 사람들의 삶이 움직이는 '문화'를 읽는 데에는 익숙하지 못했다.
김태진 박사의 『스포츠선교학개론』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스포츠를 소개하거나 운동선교 사례를 모은 책이 아니다. 오히려 "교회는 왜 사람들이 모이는 문화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스포츠를 복음을 실어 나르는 문화적 통로로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는 오늘의 한국교회 위기를 주5일 근무제, 코로나19 팬데믹, 저출산, 다음 세대 감소, 사회적 신뢰 하락 등 시대적 변화와 연결해 분석한다. 그는 교회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 청소년과 청년들이 머물 공간을 잃었고 결국 신앙의 연결고리까지 약해졌다고 진단한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위기의 대안을 '더 좋은 프로그램'에서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오늘날 가장 강력한 문화 가운데 하나인 스포츠를 주목한다. 월드컵과 올림픽이 열리면 전 세계가 하나 되고, 운동장은 세대와 국경, 언어를 뛰어넘어 사람들을 연결하는 공간이 된다. 그렇다면 복음 역시 사람들이 모이는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러나 저자는 스포츠를 결코 목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스포츠는 복음을 실어 나르는 수레일 뿐이며, 그 수레에 실려야 할 짐은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라고 강조한다. 스포츠 자체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라는 문화 속으로 들어가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세우며 복음을 전하는 것이 스포츠선교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기존 스포츠선교 관련 서적과 구별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작 『축구가 선교가 되다』가 축구선교 현장의 사례를 분석한 연구였다면, 『스포츠선교학개론』은 그 경험을 하나의 학문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축구라는 특정 종목을 넘어 스포츠 전체를 선교신학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문화·스포츠·선교·신학을 하나의 틀 안에서 설명한다.
저자는 스포츠선교학을 "스포츠라는 문화에 복음을 실어 나르는 일을 성경과 신학의 빛 아래에서 성찰하고 그 원리와 방법을 체계화하는 학문"으로 정의한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사역 모델을 제안하는 수준을 넘어, 반세기 가까이 축적된 현장의 경험을 다음 세대가 이어갈 수 있는 지식으로 정리하려는 작업이다.
실제로 책은 문화와 스포츠, 선교와 신학의 개념을 차례로 설명한 뒤 성경적 근거를 제시하고, 축구선교 사례와 사역 모델,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 전략까지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개념에서 신학으로, 신학에서 현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스포츠선교의 전체 지형을 조망하도록 설계됐다.
무엇보다 이 책이 던지는 가장 큰 화두는 "교회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저자는 '오라'고 기다리는 교회에서 '찾아가는' 교회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예배당 안에서만 복음을 전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운동장과 지역사회, 사람들이 살아가는 문화의 현장이야말로 새로운 선교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결국 『스포츠선교학개론』은 스포츠에 관한 책이라기보다 문화선교에 관한 책이다. 한국교회가 다음 세대를 다시 만나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복음은 어떻게 시대의 언어를 입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무너지는 예배당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는 데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사람들이 모이는 운동장으로 한 걸음 내디딜 것인가. 이 책은 그 선택의 기로에 선 한국교회 앞에 새로운 질문과 가능성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