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서 베트남까지...‘제이어스’가 증명한 문화선교의 힘
제이어스 김준영 대표 “변하지 않는 복음, 변화하는 문화에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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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프레시 컨퍼런스 TED 강연서 문화선교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지난 7월 2일 경기 안양시 새중앙교회에서 열린 제3회 프레시 컨퍼런스 셋째 날 오전, TED 형식으로 진행된 강연에서 김준영 제이어스(J-US) 대표가 문화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는 “다음세대들이 빠르게 교회를 떠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제이어스 시작의 배경이 되었다”며 “3.8%라고 하는 미전도 종족과 같은 상황이 되어가는 다음세대들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까가 우리의 사명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사사기 2장의 경고, ‘다른 세대’가 되어가는 청년들
김 대표는 한국교회 다음세대 위기 상황을 구약 사사기 2장에 비유하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놀라운 믿음의 유산들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사사기 2장의 말씀처럼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다음 세대가 아니라 다른 세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제이어스로 하여금 단순히 좋은 음악이나 예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넘어서게 했다. “우리가 같은 나라와 지역 안에 살아가고 있을지라도 마치 다른 문화를 살아가고 있는 것과 같은 그들만의 문화권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김 대표는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문화 속에 복음이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레오바고의 바울처럼, EDM에 담은 복음
제이어스의 문화선교 철학은 이렇다. “변하지 않는 복음을 변화하는 동시대 문화 속에 담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지난 2000년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십자가는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지만 변화하는 문화 속에 이 복음을 담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레오바고에서 바울이 그들의 문화와 언어 가운데 복음을 담았던 것처럼 우리가 동시대 문화 가운데 복음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제이어스는 EDM, 신스팝, 랩과 같은 대중음악 장르를 예배에 도입했다. “가장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메시지들을 가장 동시대 문화적인 음악 안에 담아 다음 세대들을 예배하게 하는 것을 시작했다”는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 같은 시도는 처음에는 반발을 불러왔다. “많은 사람들이 제이어스를 떠나기도 하고 변질된 것이 아니냐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하지만 “경계를 넘기 시작했을 때 많은 불신자들이 예배하게 되는 일들이, 예수님을 모르던 사람들이 이 언어를 통해서 이 문화 안에 담긴 복음을 받아들이는 일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증언했다.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어로 부른 찬양
제이어스의 문화선교가 글로벌 차원에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극적인 장면이 2019년 베트남에서 벌어졌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광고한 집회에 수천 명의 베트남 청년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호치민까지 몰려온 것이다.
“예배가 시작됐을 때 베트남 청년들이 제이어스의 ‘여호와께 돌아가자’나 ‘Born Again’, ‘시편 139편’ 같은 곡들을 자신들의 언어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김 대표는 감격스러워했다. “단 위에서 우리는 한국어로 예배했는데 단 밑에서 회중들은 베트남어로 함께 찬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베트남 청년들이 이미 유튜브를 통해 제이어스의 곡들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유튜브를 통해서 이미 이 곡들을 부르고 있었다”고 답한 베트남 청년들을 보며 김 대표는 “K-POP, K-드라마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예배가 열방으로 흘러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자이온(Zion) 브랜드로 실험한 비즈니스 선교
제이어스는 예배음악을 넘어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문화선교를 실험했다. 수제버거와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자이온(Zion)’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워크플레이스 선교에 나선 것이다.
첫 번째 매장은 18년간 보신탕집으로 운영되던 건축물 자리에 문을 열었다. “많은 사람들이 유동인구가 많은 영등포나 성수동, 홍대, 이태원 같은 장소들을 생각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도시 쇠퇴지역에 멈춰 세우시고 이곳에 새로운 변화들을 만들어내도록 인도해주셨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죽어있던 거리에 젊은이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쌀국수집, 피자집, 샌드위치집 등이 연이어 들어서며 활기를 되찾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자이온(Zion)을 “단순히 비즈니스가 아니라 거리를 살리고 도시를 살리는 소셜벤처기업”으로 인증하며 5년간 법인세 50% 감면 혜택을 주었다.
김 대표는 “마치 세상이 우리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야, 거리를 살리고 영혼들을 살리는 변혁을 가져오는 사람들이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G2A, 일회성을 넘어선 지속가능한 선교 생태계
제이어스는 올해 10월 킨텍스에서 열릴 ‘G2A’ 집회를 통해 더 큰 비전을 펼칠 계획이다. 15,000명의 다음세대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집회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지속가능한 선교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곳에 찾아온 아이들이 자신의 학교에서도 기도하고 전도하는 일들, 대학생들이 자신의 대학교에서도 전도하고 기도하는 일들로 이어지는 것을 꿈꾼다”고 김 대표는 기대했다. 참가자들은 QR코드를 통해 자신들의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받게 된다.
김 대표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예수님께서는 모든 문화 속으로,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속으로 우리들을 보내시기를 원하신다”며 “이 이야기를 시작하신 분은 ‘제이어스’도 아니고 ‘자이온(Zion)’도 아니고 ‘G2A’도 아니고 우리 예수님”이라고 강조했다.
제이어스의 10년 여정이 증명하고 있는 것은 복음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시대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문화선교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성수동 레이어 스튜디오에서 시작된 작은 실험이 베트남 청년들의 찬양으로 이어지기까지, 제이어스가 걸어온 길은 한국교회 문화선교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