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사랑의 파동을 만들다
천상의정원은 어떻게 회복을 넘어 사람을 살리는 공간이 되었나
본문
[기획- 왜 지금, 목회자에게 정원이 필요한가 ➂]
충북 옥천 대청호반의 천상의정원 한켠에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이라 불리는 공간이 있다. 크기는 작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구는 잠시 앉아 눈을 감고, 누구는 창밖 호수를 바라보다가 말없이 눈물을 훔친다. 그리고 그렇게 머물다 돌아가는 자리에는 종종 조용히 놓인 헌금이 남는다. 설명이나 요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공간이, 그렇게 하게 만들었다.
이 작은 교회당은 천상의정원이 어떤 공간인지를 가장 잘 드러내는 상징이다. 좁은 문을 지나고, 바람길을 지나 도달하는 이곳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멈춤’의 자리다. 그 멈춤 속에서 사람은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 앞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생겨난 마음은 다시 이웃을 향한다. 천상의정원은 바로 그 흐름, 회복이 나눔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품고 있는 공간이다.
작은 교회당에서 시작된 헌금은 단순한 개인의 신앙 표현에 머물지 않았다. 그 헌금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흘러가는 통로가 되었다. 주서택 목사가 강조하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흐름’이다. 회복된 마음이 자기 안에서 멈추지 않고, 타인을 향해 흘러갈 때 비로소 복음은 삶이 된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주 목사는 자신이 오랜 시간 실천해 온 한 가지 사역을 떠올린다. 청주 주님의교회에서 2007년부터 이어온 ‘사랑의 나눔 마켓’이다. 그는 이 사역과 천상의정원을 하나의 흐름으로 본다. 그리고 그 흐름을 설명하는 독특한 언어를 꺼낸다.
“학사 위에 석사, 석사 위에 박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가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밥사’라고 부릅니다.” 주 목사는 말을 이어간다.
“누군가에게 밥을 먹이는 행위는 사람을 살리는 일입니다. 육적으로도, 영적으로도 사람을 살리는 것이 복음의 핵심입니다.”
그의 설명 속에서 작은 교회당은 더 이상 단순한 기도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밥사 신학’이 현실 속에서 구현되는 자리다. 이름 없이 놓여진 헌금이 한 끼 식사가 되고, 그 식사가 한 사람의 삶을 지탱한다면, 그곳은 이미 교회의 본질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은 ‘밥사 신학’이 만들어낸 한국교회의 소중한 사랑의 현장입니다.”
주 목사의 이 말은 천상의정원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시 바꾼다. 이곳은 아름다운 정원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복음이 조용히 흐르는 공간이다.
많이 오는 정원이 아니라, 제대로 쉬게 하는 정원
천상의정원의 또 하나의 특징은 ‘비움’이다. 주 목사는 이곳이 많은 사람을 모으는 공간이 되는 것을 경계한다. 그래서 하루 방문 인원을 제한하고,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정원은 여백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넘쳐나면 정원은 더 이상 정원이 아니라 소비 공간이 된다. 그는 이곳이 관광지가 아니라 회복의 공간으로 남아야 한다고 본다. 수익을 극대화하는 대신, 정원이 가진 본래의 기능-사람을 멈추게 하고, 돌아보게 하고, 다시 살아나게 하는 기능-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천상의정원은 빠르게 소비되는 장소가 아니라, 천천히 머무르는 장소다. 누군가는 한 바퀴를 돌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바람을 느끼다 돌아간다. 그 시간은 짧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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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정원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비슷하다. 목회자들은 이곳을 “다시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라 말하고, 일반 방문객들은 “오랜만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머물렀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작은 교회당에서 흘린 눈물을 기억하고, 어떤 이는 가족과 함께 걸으며 나눈 침묵을 회복의 시간으로 기억한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거창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하다. 사람은 이곳에서 잠시 멈추고, 다시 자기 자신을 만난다. 그리고 그 회복은, 아주 작은 방식으로라도 이웃에게 흘러간다.
이번 글에서 천상의정원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회복은 어디에서 완성되는가. 주서택 목사의 대답은 단순하다. 회복은 개인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이 누군가를 살리는 사랑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버려진 포도밭에서 시작된 정원은 이제 한국교회에 묻고 있다.
사람을 살리는 교회는 어디에 있는가. 목회자는 어디에서 다시 살아나는가. 그리고 우리의 회복은,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
천상의정원은 그 질문에 조용히 답한다.
많이 모이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공간으로.
1편 번아웃된 목회자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정원
http://cdntv.co.kr/bbs/board.php?bo_table=13&wr_id=182
2편 “하나님은 사람보다 먼저 정원을 만드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