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무서울 것 없는 그리스도의 일꾼”
프레시 컨퍼런스서 유지혜 전도사가 제시한 ‘알파세대 예수쟁이’ 사역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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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철이 없이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제3회 프레시 컨퍼런스 둘째날(1일) 트랙강의에서 유지혜 전도사(한성교회 기획팀장)가 전한 이 한 마디는 코로나 이후 침체된 한국교회 어린이 사역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TED 강의 형식으로 진행된 ‘알파세대 예수쟁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그는 어린이들을 교회의 미래가 아닌 ‘현재의 사역 동역자’로 바라보는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코로나가 드러낸 어린이 사역의 현실
유 전도사는 코로나 이후 교회로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에게 직접 물어본 솔직한 답변을 공개했다. “교회 가면 예배가 길어요, 혼나요”라는 아이들의 고백은 한국교회 어린이 사역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교회 가면 똑바로 앉아, 허리 펴, 기도 손, 눈 감아”라는 말만 듣고 온다는 아이들의 반응에서 그는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집에서 예배를 드려도 영상으로 드려도 천국 간다고 하니까 집에 있는 게 너무 좋은 거예요. 안 씻어도 되지, 안 꾸며도 되지”라는 아이들의 현실적 반응은 교회가 아이들에게 어떤 공간이었는지를 성찰하게 만들었다.
‘하키우키’에서 찾은 혁신적 대안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한성교회의 해법은 ‘하키우키’라는 독특한 브랜딩이었다. “하나님이 키우세요, 우리 아이 키우세요”의 줄임말인 이 명칭에 대해 유 전도사는 “담당 장로님이 이해 안 되신다는 말에 ‘하키우키’라는 줄임말은 성공했다고 생각했다”며 다음세대가 주체가 되는 사역의 상징성을 설명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캡틴-크루’ 시스템이다. 초등학교 5-6학년을 ‘캡틴’으로, 저학년을 ‘크루’로 편성해 아이들이 직접 예배를 준비하고 진행하게 했다. 캡틴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신방(새친구초청)’ 과정 이수다. 결석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거는 것부터 시작해 예배 진행까지 아이들이 담당한다.
“누구누구 어머니? 오늘 왜 교회에 빠지셨나요? 제가 혼납니다”라고 전화하는 캡틴들의 모습에서 유 전도사는 ‘무서울 것 없는 전도자’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초기에는 매뉴얼대로 읽기만 하던 아이들이 3년이 지난 지금은 자연스럽게 목양의 마음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전도 효과
이런 변화의 실질적 성과는 놀라웠다. 한성교회 새가족 중 80%가 “자녀가 교회를 먼저 접해서” 교회에 나오게 됐다는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한 아이의 변화가 동생, 부모, 조부모 등 전 세대의 교회 유입으로 이어지는 ‘가족 전도’의 실제적 모델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아이들의 영적 성숙도였다. 한 캡틴은 “제가 맡고 있는 두 아이들이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게 저의 기도제목”이라고 고백했다고 전했다. 유 전도사는 “3년 전에 이런 말 할 애가 아니었는데”라며 아이들의 변화에 감동을 표했다.
미래 교회를 향한 우려와 비전
하지만 유 전도사는 깊은 우려도 함께 전했다. 코로나 시기 한 아이가 CTS 영상예배를 캡처해서 출석 인증으로 보낸 사건을 언급하며 “30년, 50년 후 교회가 흔들릴 때 누가 붙잡아 줄 수 있을까? 누가 이 교회를 위해 울어줄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교회는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만이 아니라 예배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작은 믿음의 공동체”라는 그의 교회론은 개인주의적 신앙관을 넘어선 공동체적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씨앗을 숨기고 있는 리더자
유지혜 전도사의 사역 모델은 프레시 컨퍼런스가 추구하는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비전과 일치한다.
“씨앗을 숨기고 있는 리더자”라는 표현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단순히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현재적 사역의 동역자로서 아이들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금은 굉장히 어이없는 아이로, 굉장히 시끄러운 아이로 보일지 모르지만 나중에 그 아이가 이 자리에서 ‘30년 전에’라고 말하는 아이로 클지 누가 알겠느냐”는 그의 말은 교육 사역의 본질을 보여준다.
현재 한성교회 초등부는 300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철야예배의 주력 연령대가 청년에서 10대로 바뀔 정도로 변화했다. 유 전도사는 “이러한 문화를 세우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많은 아이들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좋다는 말씀을 하신다”며 지속 가능한 사역 모델임을 강조했다.
프레시(FRESH) 컨퍼런스는 Future(미래), Revival(부흥), Engage(관계), Serve(섬김), Harvest(추수)를 추구하는 선교적 교회 운동 컨퍼런스다. 새중앙교회(황덕영 목사) 주관으로 2023년 시작되어 한국교회의 선교적 전환을 위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