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서 73개 교단 연합까지… 이영훈 목사의 ‘정면돌파 9개월’
시련을 리더십 동력으로… 교계 연합·사회 책임·민간 외교 ‘다층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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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8일,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실에 특검 수사관이 들이닥쳤다. 그로부터 9개월 뒤인 2026년 4월 5일, 같은 교회 대예배당에는 73개 교단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나란히 자리했다. 수사 대상에서 국가적 행사의 호스트로, 이 극적인 장면 전환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다. 한 종교 지도자가 예기치 못한 위기를 어떻게 공적 리더십의 자산으로 치환했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이영훈 목사의 지난 9개월은 ‘교계 연합’, ‘사회적 책임’, ‘민간 외교’라는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핵심은 이 모든 행보가 시련의 ‘이후’가 아닌 ‘한복판’에서 전개됐다는 점이다. 압수수색 직후 위축되기보다 오히려 대외적 보폭을 넓히며 세간의 우려를 리더십에 대한 확신으로 돌려놓았다.
무혐의 그 이후, ‘수세적 해명’ 대신 ‘공적 확장’ 택해
2025년 7월 특검 수사는 이 목사에게 치명적인 평판 리스크였다. 참고인 신분이었으나 자택과 교회가 동시 수색당했고, 수사 사실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여론의 심판대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3만 5천여 건의 메시지 전수조사에서 혐의점은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고 수사는 종결됐다.
하지만 법적 결백이 곧 사회적 신뢰의 복구를 의미하진 않는다. 이 지점에서 이 목사는 영리한 전략적 선택을 내린다. 수세적인 해명이나 법적 공방에 매몰되는 대신, 자신의 공적 역할을 극대화하는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시련을 통과해야 할 터널이 아닌, 리더십을 재정의할 무대로 삼은 셈이다.
삼각 리더십: 연합, 책임, 그리고 보은의 외교
이 목사의 행보는 세 방향으로 뻗어 나갔다. 첫째는 실질적 교계 연합이다. 그는 기존 연합기구 중심의 형식적 틀을 깨고 73개 교단 총무단이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부활절 준비기도회에서 “자기 영향력을 내려놓지 못해 연합이 안 된다”며 던진 일침은, ‘자기 비움’이라는 신학적 가치를 교계 정치의 현장으로 끌어올린 사례다.
둘째는 일관성 있는 사회적 책임이다. 시련 중에도 저출생 대책과 나눔 사역은 멈추지 않았다. 2012년부터 이어온 출산장려금은 누적 62억 원을 돌파했고, 취약계층을 위한 ‘희망박스’ 전달 등 민생 행보는 오히려 가속화됐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의 안정성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셋째는 역사적 보은을 담은 민간 외교다. 2026년 1월 LA 기도회와 ‘한미추모사업회’ 초대 이사장 취임은 영적 연대를 역사적 실천으로 연결한 대목이다. 4만 8천 명 전사자의 이름을 새길 ‘추모의 벽’ 건립 사업은 단순한 종교 활동을 넘어 국가적 보은의 영역으로 확장됐다.
부활절 강단에서 선포한 ‘자기반성’의 힘
9개월 행보의 정점은 2026년 4월 부활절연합예배였다. 그는 강단에서 부활의 기쁨을 말하기에 앞서 “물량주의와 교권주의로 사분오열된 한국교회의 잘못을 통회자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해자 의식에 머물기보다 지도자로서의 자기 성찰을 우선순위에 둠으로써 메시지의 도덕적 권위를 확보한 것이다.
9개월 전 수사관이 서 있던 그 자리에 73개 교단 대표와 국가 원수가 모였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그의 메시지에 무게를 더한다. 이영훈 목사의 사례는 종교 지도자가 위기 앞에서 어떻게 ‘공적 가치’를 수호하며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