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프레시컨퍼런스⑫] 휴 헐터 “교회는 지옥의 문 앞에 세워진다”
산상수훈을 ‘약자의 체념’ 아닌 ‘하나님 나라의 저항’으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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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컨퍼런스 둘째 날 저녁 강의서 하나님 나라 복음 강조
2026프레시컨퍼런스 둘째 날인 30일 저녁, 휴 헐터 강사는 세 번째 강의에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중심으로 선교적 삶을 풀어냈다. 그는 교회가 안전한 공간에 머무는 공동체가 아니라, 어둠과 억압, 깨어짐이 있는 자리로 나아가는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복음은 하늘이 땅에 임하는 소식
휴 헐터는 뉴욕의 한 식당에서 종업원과 나눴던 대화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학대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는 한 가정에 하나님 나라의 작은 씨앗이 심기면, 그 아버지가 예수를 만나 변화되고 가정의 학대가 멈추며 한 가문의 역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종업원은 다음 날 또 다른 예를 요청했고, 결국 식당 안의 사람들에게까지 “이 사람이 하나님 나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소개했다. 휴 헐터는 그날 새벽 5시까지 사람들과 하나님 나라에 대해 대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교회”, “기독교”, “기독교인”이라는 단어보다 “하늘의 나라가 이 땅에 내려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이 대화의 중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하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이야기에 이끌린다”며 “하나님 나라는 추상적인 종교 언어가 아니라 실제 삶을 바꾸는 복음”이라고 했다.
휴 헐터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도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그는 “예수님은 우리가 2천 년 전 예수님이 하신 일을 믿고 예배하다가 죽어서 천국 가기만을 기다리길 원하지 않으셨다”며 “십자가와 부활은 이 땅의 모든 게임의 규칙을 바꾼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예수께서 가르치신 주기도문 역시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기도로, 하늘의 현실이 땅에 임하기를 구하는 기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커피숍을 시작하는 일, 무너진 담벼락을 다시 세우는 일, 재정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 외로운 사람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나누는 일도 하나님 나라의 한 조각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했다. “하늘에는 가난과 외로움이 없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고 외로운 이를 식탁으로 초대하는 것은 그 사람의 삶에 하늘의 한 조각이 내려오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옥의 문 앞에 세워지는 교회
휴 헐터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세 방향으로 드러난다고 정리했다. 첫째는 하나님과의 교제, 둘째는 사람들이 소속감과 포용을 경험하는 공동체, 셋째는 사람들의 실제 필요를 채우는 선교다. 그는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만을 복음이라고 말하면 3분의 1만 말하는 것”이라며 “예배와 포용하는 공동체, 실제 필요를 채우는 선교가 함께 나타날 때 하나님 나라 복음이 온전히 드러난다”고 했다.
그는 또한 예수님을 “죄인들의 친구”로 설명했다. 교회 밖 사람들이 기독교인을 “우리를 판단하고 정죄하는 사람들”로 인식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죄 없으신 예수님은 오히려 죄인들과 먹고 마시며 친구가 되셨다고 말했다. “예수님이 명함을 갖고 다니셨다면 ‘죄인들의 친구’라고 썼을 것”이라며 “교회가 예수님처럼 사람들과 친구가 될 때, 세상이 교회를 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태복음 16장의 베드로 고백을 설명하며, 예수님을 메시아로 고백한다는 것은 단지 영혼의 구세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의 왕과 리더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교회는 교리, 어떤 교회는 지도자, 어떤 교회는 돈, 어떤 교회는 평판이 사실상 메시아처럼 작동할 수 있다”며 “예수님이 누구신지는 교회가 무엇을 따르고 있는지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휴 헐터는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는 말씀도 당시 배경 속에서 해석했다. 그는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신 장소가 이방신 숭배와 인신제사의 장소, 이른바 ‘지옥의 문’으로 불리던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수님은 안전한 곳이 아니라 바로 지옥의 문 앞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신 것”이라며 “교회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묶여 있는 사람들, 깨어진 사람들에게 찾아가는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산상수훈, 약자의 체념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저항
강의 후반부에서 휴 헐터는 산상수훈을 로마 제국의 억압 상황 속에서 다시 읽었다. 그는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도 돌려대라”는 말씀이 단순히 맞고 참으라는 뜻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당시 오른손으로 뺨을 치는 행위는 동등한 상대와 싸우는 방식이 아니라, 낮은 자에게 수치를 주는 권력 행위였다. 이때 왼뺨을 돌려대는 것은 폭력으로 되갚는 것이 아니라, 폭력자의 눈을 바라보며 “나를 인격 없는 대상으로 취급할 수 없다”고 드러내는 하나님 나라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속옷을 달라 하면 겉옷까지 주라”는 말씀도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라는 뜻이 아니라고 했다. 가난한 사람의 마지막 옷까지 빼앗으려는 법정 구조 속에서, 오히려 모든 것을 내어주는 행동은 약자를 벗기려는 탐욕의 민낯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부당하게 빼앗는 자가 오히려 수치를 느끼게 만드는 하나님 나라의 지혜라는 것이다.
또 “오리를 가자 하면 십리를 가라”는 말씀은 로마 군인이 식민지 백성에게 짐을 지우고 일정 거리를 강제로 가게 할 수 있었던 상황과 연결됐다. 정해진 거리 이후에도 계속 가겠다고 할 때, 권력자는 오히려 당황하게 된다. 휴 헐터는 “초대교회 성도들은 예수님이 새로운 왕이자 메시아였기 때문에 로마 제국의 어둠의 권력을 다른 삶의 방식으로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초대교회가 다른 인종의 장례를 돌보고, 안디옥에서 남자와 여자,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에 앉는 포용 공동체를 이루었으며, 여성을 자매처럼 대하는 다른 삶을 살았다고 소개했다. 이런 작은 차이들이 쌓여 로마 제국의 가치 질서를 흔들었다는 설명이다.
휴 헐터는 마지막으로 최근 아버지를 떠나보낸 이야기를 전하며, 천국 소망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삶을 담대히 살게 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면,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예수께서 전하신 복음은 천국 소망인 동시에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