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프레시컨퍼런스⑪] 마이클 고힌 “교회는 새 창조를 미리 살아가는 새로운 인류”
프레시컨퍼런스 3강서 선교적 교회 정체성 강조
본문
‘선교는 말과 활동 이전에 존재의 문제’
2026프레시컨퍼런스 둘째 날인 30일, 마이클 고힌 강사는 세 번째 강의에서 교회를 “새 창조를 미리 살아가는 새로운 인류”로 설명하며 선교적 교회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선교가 말과 활동, 파송 이전에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는가”의 문제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고힌은 강의 초반 존 레논의 노래가 꿈꾸었던 평화로운 세상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가난과 굶주림, 폭력과 고통이 없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며 “지금 이 세상이 원래 있어야 할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세상을 상상하고 소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1960년대 히피 세대가 1980년대에는 부유한 야피 세대로 변한 사례를 들며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는 공동체가 실제로 그렇게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인간의 상상력은 평화로운 미래를 그릴 수 있지만, 전쟁과 폭력, 탐욕의 뿌리인 죄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고힌은 존 레논이 알지 못했던 핵심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했다. 예수님은 평화와 하나 됨의 미래를 단순히 가르치신 분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그 미래를 실제로 성취하신 분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성령의 선물을 통해 교회는 다가올 새 창조의 현실을 현재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고힌은 성경 전체의 흐름을 아담, 이스라엘,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시고, 그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문화를 만들고 사회를 이루기를 원하셨다. 그러나 아담은 실패했고, 이후 아브라함과 이스라엘 역시 하나님 형상을 온전히 비추는 새로운 인류의 소명을 감당하지 못했다.
그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셨다. 고힌은 예수님이 아담과 이스라엘이 실패한 자리에서 하나님 형상을 온전히 드러내셨고, 첫 아담의 죄 문제까지 해결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예수님은 제자들을 시작으로 열방 가운데 새로운 공동체를 모으셨다. 그 공동체가 바로 교회다.
그는 “교회는 또 하나의 종교 공동체가 아니다”라며 “장차 온 땅에 충만하게 될 새로운 인류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교회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삶을 지금 이 땅에서 미리 맛보고, 하나님의 형상이 무엇인지를 삶으로 보여주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고힌은 이 지점에서 선교를 다시 정의했다. 그는 “선교는 먼저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는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예수님의 이름을 말하는 것, 정의와 공의를 실천하는 것, 복음이 없는 곳으로 보냄 받는 것은 모두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인류가 된 존재 자체에서 흘러나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교회가 우상숭배적 문화 속에서 세상과 다른 삶의 패턴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고보서를 언급하며 “하나님의 친구로 살 것인지, 세상의 친구로 살 것인지”를 물었다. 또 니체의 말을 인용해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으로 하여금 구원자를 믿게 하려면 더 나은 노래를 불러야 하고, 제자들은 더 구원받은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힌은 새로운 인류로 살아가는 교회의 특징을 10가지로 제시했다. 첫째, 세속화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이 없는 것처럼 살지 않고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사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둘째, 지식과 정보, 기술이 쏟아지는 시대 속에서 과학과 기술을 우상화하지 않고 하나님의 지혜로 사용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는 특히 AI와 디지털 기술이 가정과 다음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기술을 사용하는 데 하나님의 지혜가 절실하다”고 했다.
셋째, 종교를 사적인 취향으로 여기는 사회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헌신이 공적 삶에도 드러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넷째, 개인의 자율성을 절대화하는 시대 속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질서와 법도 안에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는 성, 경제, 정치 등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질서가 있음을 강조했다.
다섯째, 불만족과 욕심으로 작동하는 소비사회 속에서 자족과 단순함, 청지기 정신과 감사, 너그러움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여섯째, 경제적·환경적 불의가 깊어지는 세상 속에서 정의와 창조세계 돌봄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일곱째, 고통과 비극의 소식에 무뎌지는 시대 속에서 자비와 긍휼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여덟째, 나르시시즘과 자기중심적 야망이 강한 문화 속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타인을 섬기는 희생적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아홉째, 이념과 정치적 신념이 교회를 나누는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이 어떤 사상보다 깊은 연합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열째, 외국인 혐오와 배타성이 커지는 세상 속에서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음을 기억하고 이주민과 외국인을 존중과 사랑으로 대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고힌은 “우리의 삶이 이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 복음을 선포할 때 그들은 ‘왜 내가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느냐’고 물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세상과 다른 삶을 통해 복음의 능력을 증언해야 한다며 “선교적 교회는 무엇을 하는 교회이기 전에, 새 창조를 미리 살아가는 새로운 인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