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12년 ‘거룩한방파제’ 떠나는 홍호수 목사 “이제 다음세대로 간다”
2015년 첫 국민대회부터 사무총장 맡아, 케일럽포럼과 ‘The Good Fight’ 새 사역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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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1회 국민대회부터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의 실무를 맡아온 홍호수 목사가 약 12년간의 사무총장 사역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사역의 중단보다는 ‘전환’에 가깝다. 홍 목사는 거룩한방파제에서 쌓은 경험을 다음세대에게 연결하기 위해 케일럽포럼의 젊은 리더들과 새로운 사역 ‘The Good Fight! 선한싸움’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홍 목사는 7일 발표한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사무총장을 마치며’라는 글을 통해 지난 활동을 돌아보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2015년부터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한동협)와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해왔다. 교단 사무총장과 시민단체 실무 책임을 동시에 맡으면서 국민대회를 준비했고, 행사가 끝난 뒤에도 다음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실무 현장을 지켜왔다고 회고했다.
홍 목사는 지난 12년을 “한국교회가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퀴어축제에 대응하고 서울시의회부터 숭례문까지 거룩한방파제를 세워온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교단과 교계 단체, 시민단체 등이 연대해 대규모 국민대회를 이어왔다.
사역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홍 목사는 국민대회를 진행하면서 집시법 위반 벌금 등 다섯 차례 사법적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개인적인 재정 부담과 건강의 위기도 있었다. 특히 간경화로 혈관이 터져 큰 시술을 받는 등 생사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사역을 계속하게 만든 것은 자신이 ‘앞에 서는 사람’이 아니라 ‘방파제를 떠받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었다고 설명했다.
홍 목사는 그 의미를 ‘테트라포드’에 빗댔다. 사역에 지쳐 있던 어느 날 방파제를 찾았던 그는 화려하게 빛나는 등대와 달리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일부는 바닷속에 잠겨 있는 테트라포드를 바라봤다고 했다.
그는 “저 테트라포드가 없었다면 거센 파도에 방파제 자체가 무너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교회를 지켜낸 것은 소수의 빛나는 인물들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몸으로 파도를 막아내며 기도했던 수많은 성도들과 동역자들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식은 사무총장직을 내려놓은 이후의 역할에도 이어진다. 홍 목사는 “보이지 않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 한국교회를 지키는 하나의 작은 ‘테트라포드’가 되어 기도로 동역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목사가 거룩한방파제 사무총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활동의 마침표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12년 동안 축적한 경험을 다음세대로 연결하는 새로운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사역의 이름은 ‘The Good Fight! 선한싸움’이다. 홍 목사는 케일럽포럼의 젊은 리더들과 손잡고 10대부터 20·30대를 대상으로 다음세대의 신앙과 가치관을 세우는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거룩한방파제를 통해 구축된 경험과 노하우, 케일럽포럼 젊은 리더들의 전문성과 세대 간 다리 역할을 바탕으로 선한 싸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사역의 비전과 방향은 추후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홍 목사의 사무총장 퇴임은 한 사람의 거취를 넘어 거룩한방파제 운동에도 하나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대규모 집회와 입법 대응 등을 중심으로 전개돼 온 운동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다음세대와 연결될 것인지도 과제로 남는다.
홍 목사는 향후 거룩한방파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연합’을 꼽았다. 그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하나 됨’, 즉 연합”이라며 내부의 오해와 분열을 경계하고 새로운 임원진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12년간 통합국민대회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리고 눈물로 기도했던 시간들을 기억한다”며 “거룩한방파제가 지켜왔던 영적 자산과 정신을 다음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12년 동안 ‘방파제’를 지키는 실무자의 자리에 있었다면 이제 그의 시선은 그 방파제를 이어갈 세대를 향하고 있다. 거룩한방파제에서 ‘The Good Fight’로 이어지는 홍 목사의 다음 행보와 함께, 거룩한방파제 역시 새로운 지도부 아래 어떤 세대교체와 운동의 확장을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