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종무실, 44개 질의에 사실상 무답변… “우리가 판단할 사안 아니다” 반복
종교별 예산 배분 기준 제시 없고, WYD 30억 원 종무실 예산 편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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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개 질문에 ‘예/아니오’ 답변 0건… 헌법 부합 여부 판단도 “헌법재판소에 물어보라”
공개질의서 보낸 한국기독언론협회 “추가 해명 필요”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이 한국기독언론협회의 공개질의서에 대해 공식 답변서를 23일 보내왔다. 종무실은 정부 안에서 종교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로, 매년 종교문화시설 건립, 전통사찰 보존, 종교문화 활동 등에 수백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협회가 종무실의 존립 근거, 예산 배분의 형평성, 사업의 공익성, 투명성, 제도개편 가능성,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가톨릭 국제 행사·이하 WYD) 지원 문제 등 6개 영역 44개 문항을 묻자, 종무실은 5쪽 분량의 답변서를 회신했다. 협회는 그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발표한다.
“종교지원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답변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종무실이 “종교지원정책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에”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 바 없다고 밝힌 부분이다. 종무실은 매년 종교문화시설 건립지원, 종교문화활동 지원, 전통종교문화유산 보존 등의 사업을 통해 수백억 원의 국비를 집행하고 있다. 협회가 보기에, 이러한 사업을 수행하면서도 ‘종교지원정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은 사업의 법적·행정적 성격에 대한 추가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헌법 부합 여부 “헌법재판소에 문의하라”
헌법은 제20조에서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정하고 있다(정교분리 원칙). 이 원칙에 비추어 종무실의 종교 관련 예산 집행이 헌법에 부합하는지를 묻자, 종무실은 “헌법의 공식 해석은 헌법 제111조에 의해 헌법재판소로 문의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답했다. 협회는 국비를 집행하는 정부 부서가 자기 사업이 헌법에 맞는지에 대한 자체 검토 결과를 제시하지 않은 점에 대해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질의서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레몬 기준’을 참고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레몬 기준이란 정부의 종교 관련 사업이 정교분리에 부합하려면 세 가지 조건-세속적 목적이 있을 것, 특정 종교를 진흥하는 효과가 없을 것, 정부와 종교의 과도한 유착이 없을 것-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종교 관련 공공정책의 헌법 부합 여부를 가늠하는 대표적 잣대다. 이에 대해 종무실은 “우리 정부는 그 기준 이상의 다양한 기준까지 포함해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협회가 보기에 그 ‘다양한 기준’의 구체적 내용은 답변에 제시되지 않았다.
예산 배분 “우리가 판단할 사안 아니다”
종교별 예산 배분 비율에 대해 종무실은 “학술집계 결과 등은 집계자의 기준이라 저희 실에서 판단할 사안은 아니고, 상세한 내역은 공개된 국회의 결산자료 등을 통해 확인하시면 된다”고 답했다. 협회는 국민의 세금을 집행하는 부서가 자기 예산의 배분 비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에 대해 추가 해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종무실은 “신도수에 따른 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어떤 기준으로 종교별 예산을 배분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제시하지 않았다. 협회는 객관적 배분 기준에 대한 추가 공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WYD 30억 원, “별도 회계 아니다” 답변 -예타 적용 여부는 해석 여지
2027 서울 WYD는 가톨릭교회가 3년마다 개최하는 청년 대회로, 종무실 답변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과 해외 참가자 40만 명을 포함해 최대 100만 명의 참가가 예상되는 대규모 국제 행사다. 정부와 지자체가 약 500억 원 규모의 국비·지방비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종무실은 협회가 질의한 “2026년도 1차 준비예산 30억 원이 종무실 예산이 아닌 별도 회계로 편성되었다”는 전제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협회는 이를 해당 예산이 종무실 소관 예산으로 편성된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종무실은 “우리 종무실에서 지원하는 예산 규모는 예비타당성 조사 실시 대상이 아님을 참고로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예비타당성조사(예타)란 「국가재정법」 제38조에 따라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지원 규모 300억 원 이상인 신규 사업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사업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제도다.
협회는 이 답변에 대해 종무실이 자기 부서가 지원하는 예산분에 대해 답한 것인지, WYD 전체 사업에 대한 진술인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추가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WYD 관련 정부 지원은 외교부(교황 국빈 방문 의전), 행정안전부(재난·안전관리), 보건복지부(응급의료), 문체부 종무실 등 여러 부처에 분산 편성될 가능성이 있어, 전체 사업비의 예타 적용 여부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하다.
협회는 다른 종단의 국제 종교행사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사후평가 계획은 무엇인지 등 4개 문항에 대해 종무실이 “앞서 답변드린 내용을 참고해 달라”고 답한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부처의 종교 관련 지원 자료- “보유하지 않는다”
종교 관련 재정지원은 종무실 외에도 국방부(군종 제도), 국가유산청(전통사찰 보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분산되어 집행된다. 협회가 이 전체 규모를 묻자, 종무실은 “타 기관에서 종교분야 지원에 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협회는 종합 점검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공론화에 대해서는 “당장은 공론화 절차를 마련할 계획은 없으며, 관련 수요도 없어 보인다”고 답했다. 협회는, 한양대 행정학과 김 교수가 2015년 발표한 학술 설문에서 응답자의 75.8%가 종무실 예산이 과다하다고 답한 결과와 종무실의 판단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협회의 후속 조치 및 공개 토론회 참여 의향 근거 마련
다만 종무실은 헌법학자·행정학자·종교계·시민단체·납세자단체가 참여하는 공개 정책토론회에 대해 “업무에 필요하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협회는 이를 향후 공식 토론회 개최를 제안할 근거로 받아들이고 있다.
협회가 정리한 바에 따르면, 종무실이 ‘예/아니오’로 응답을 요청한 폐쇄형 문항에 대해 예/아니오 형식으로 답한 사례는 없었으며, 자체적으로 제출한 자료도 없었다. 답변서 전문은 종무실의 공식 입장을 존중하여 원문 그대로 공개한다.
한국기독언론협회는 종무실이 자료 제공이 어렵다고 답한 항목과, 종무실 답변만으로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WYD 전체 사업비의 예타 적용 여부 등에 대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보공개청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종무실이 참여 의향을 밝힌 공개 정책토론회 개최를 공식 제안하고, 미응답 문항에 대한 2차 질의서 발송과 영역별 심층 분석 시리즈 보도를 준비하고 있다. 종무실에는 추가 해명의 기회가 열려 있으며, 보충 답변이 있을 경우 그 전문을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