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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4년의 질문, 프레시컨퍼런스의 궤적
새중앙교회가 선교적 교회 운동의 공적 플랫폼이 된 이유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5-06 02:18

본문

[프레시컨퍼런스 ① -교회의 본질을 묻다] 

[편집자 주] 본 연재는 2023년 출범 이후 제4회를 맞는 프레시(FRESH) 컨퍼런스를 단순 행사 보도가 아닌 한국교회 갱신운동의 흐름으로 조명한다. 3편에 걸쳐 컨퍼런스의 정체성과 현장 변화, 그리고 미래 비전을 차례로 다룬다.

“교회는 무엇인가.”

이 질문을 4년째 공개적으로 묻는 컨퍼런스가 있다. 매년 같은 질문을 던지되, 해마다 더 깊이 파고든다. 첫해에는 ‘선교적 교회란 무엇인가’를 물었고, 이듬해에는 ‘왜 지금 이 질문이 필요한가’를 따졌다. 3년 차에는 ‘어떻게 모든 세대와 문화에 적용할 것인가’로 나아갔다. 그리고 올해, 네 번째 해에는 마침내 이렇게 묻는다. “성도 한 사람의 삶이 곧 선교가 될 수 있는가.”

프레시(FRESH) 컨퍼런스 이야기다.

오는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제4회 프레시 컨퍼런스가 열린다. 주제는 “A Light to the Nations: A Missional Way of Life”-열방을 향한 빛, 선교적 삶이다. 2023년 첫 회 이후 매년 새중앙교회 본당을 가득 채워온 이 컨퍼런스는, 지금 교계 안에서 단순한 연례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교단을 초월하고, 지역을 넘어, 해외 한인 공동체까지 번져가고 있는 선교적 교회 운동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이름부터 달랐다 - ‘FRESH’의 탄생

이 컨퍼런스의 이름은 치밀한 기획 회의 테이블에서 나오지 않았다.

“전화 통화 하다가 한 번에 나왔어요. 프레시가 좋겠다고.” 황덕영 목사(새중앙교회 담임, 프레시 무브먼트 공동대표)의 회고다.

처음 기획 단계에서 ‘선교적 교회 컨퍼런스’라는 이름이 거론됐다. 그러나 황 목사와 이상훈 총장(America Evangelical University, AEU), 윤은성 목사(어깨동무사역원장, 새중앙 어번데일 로컬센터장)가 함께 논의하는 과정에서 그 이름은 바로 폐기됐다.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황 목사의 설명이다. 대신 찾아온 단어가 ‘FRESH’였다.

단어 자체의 뜻-신선함, 새로움-도 의미 있었지만, 이 이름에는 더 깊은 층위가 있었다. 각 알파벳이 컨퍼런스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고 있었다. F(Future·미래), R(Revival·부흥), E(Engage·참여), S(Serve·섬김), H(Harvest·추수). 황 목사는 이 다섯 글자가 “미래를 열어가고, 부흥에 불을 붙이고, 함께 연합하고 연대하며 동참하고, 섬기는 것이 결국 추수로 이어지는 흐름을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상훈 총장은 이 이름의 탄생에 담긴 본질적 문제의식을 이렇게 정리한다. “한국 교회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잘 살려낼 수 있는 컨퍼런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목소리가 모이고,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함께 협력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논의하는 장 말입니다.”

그 장(場)이 FRESH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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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의 궤적- 단발이 아닌 하나의 흐름

프레시 컨퍼런스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회차가 거듭될수록 주제가 ‘더 깊어진다’는 점이다. 각 회차는 독립된 행사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긴 물음에 대한 연속적 응답이다.

제1회(2023): “교회란 무엇인가” 2023년 6월, 닐 콜(Neil Cole)과 데이브 깁슨(Dave Gibbons)을 주강사로 초청한 첫 컨퍼런스의 주제는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였다. 핵심은 단순했다. 교회는 예배당 중심의 조직이 아니라 세상 가운데 보냄 받은 공동체라는 것. ‘만인제사장’을 넘어 ‘만인선교사’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선언이 이 회차를 관통했다. 황덕영 목사는 강단에서 이렇게 선포했다. “교회의 본질은 선교입니다. 선교적 사명은 교회의 최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제2회(2024): “왜 지금 이 질문인가” 1회가 개념의 출발점이었다면, 2024년은 그 개념이 왜 한국교회에 ‘지금 당장’ 필요한지를 설득하는 자리였다. 북미 최고의 선교학자로 꼽히는 에드 스테처(Ed Stetzer)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오듯 교회에 온다"고 진단하며, "우리는 소비자가 아니라 복음의 동역자로 부름받았다”고 선포했다. 마이크로처치 운동을 이끄는 브라이언 샌더스(Brian Sanders)는 교회가 “와서 보는 장소”가 아니라 “나가서 살아내는 공동체”여야 한다고 도전했다. 5개국 16개 지역 149개 교회 관계자들이 이 자리에 모였다.

제3회(2025):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2025년 컨퍼런스는 선교적 교회의 ‘적용 지도’를 그리는 자리였다. “Missional: One Church, Every Generation, All Cultures”라는 주제 아래, 세대별·영역별·문화권별로 선교적 교회가 어떻게 다르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10개 트랙이 편성됐다. JR 우드워드(JR Woodward), 제시 크루익샹크(Jessie Cruickshank), 인도 칼버리템플 담임 사티시 쿠마르 목사 등 세계 각지의 실천가들이 자신의 현장을 가져왔다.

제4회(2026):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올해. “A Light to the Nations: A Missional Way of Life.” 이전 세 회차가 개념을 정립하고, 위기를 진단하고, 적용 모델을 제시했다면, 4회는 그 모든 것을 성도 한 사람의 ‘삶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메인 강사는 선교적 교회의 신학적 토대를 쌓아온 마이클 고힌(Michael Goheen) 교수-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 신학의 현대적 계승자-와, 그 신학을 삶으로 살아낸 실천가 휴 홀터(Hugh Halter) 목사다. 이론과 실천, 신학과 삶이 나란히 서는 구성이다.

4년의 주제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정체성 회복 → 위기 진단 → 적용 확장 → 삶의 전환. 이 흐름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다. 이상훈 총장의 말이다. “저희는 일방적인 내용을 전달하려는 컨퍼런스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를 함께 살펴보고, 교회와 개인들이 어떻게 그 선교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인가를 모색하는 통로가 되고 싶습니다.”

새중앙교회는 왜 이 운동의 중심이 됐나

프레시 컨퍼런스가 새중앙교회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단순히 ‘주최 교회’의 문제로 보는 것은 이 운동의 핵심을 놓치는 것이다. 새중앙교회는 컨퍼런스의 무대가 아니라 컨퍼런스가 주장하는 바를 먼저 살아내려는 현장이다.

황덕영 목사는 스스로를 이 운동의 전도자이기 이전에 실험자로 정의한다. “가장 영광스러운 직군은 선교사입니다. 주님도 선교사로 오셨으니까요.” 이 신학적 확신은 새중앙교회의 사역 구조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발 마사지 전도팀, 붕어빵 전도팀, 이·미용 봉사팀—목회자가 사역을 정해 놓고 성도를 채워 넣는 게 아니라, 성도가 할 수 있는 것을 사역화하는 방식이다. “꽃집을 운영하는 성도는 꽃을 선물로 기증하고, 손 글씨를 잘 쓰는 분에게는 좋은 문구를 적어 기부하게 합니다. 성도들이 은사를 발견하게 해주고 발휘하게 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황 목사의 설명이다.

이 교회가 선교적 교회 운동의 본거지가 된 또 다른 이유는 역설적으로 황 목사의 절제에 있다. “저희 교회에서 하다 보니까 제가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조심스럽더라고요. 우리 교회 사람들만 하는 것처럼 여겨질까봐.” 안양시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이면서도, 소속 교단에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다고 그는 고백한다. 지난 3년이 지나고, 작년 컨퍼런스를 마치고서야 동료 목사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이거는 정말 오면 위로받고 도전받고 서로 힘이 되는데, 알려드려야 하겠다.”

이 절제가 오히려 신뢰를 만들었다. 프레시 컨퍼런스가 새중앙교회의 ‘브랜딩 행사’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공적 플랫폼’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그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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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컨퍼런스와 무엇이 다른가

윤은성 목사는 프레시 컨퍼런스의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요약한다. “교회가 크든 작건, 교단이 어디든, 나이 차이가 얼마 나든, 지역이 어디든 관계없이 한 테이블에 앉아서 같이 교제하고 식사하고 대화하면서 금방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가 됩니다.”

많은 교계 컨퍼런스가 계층별로 구분된다. 청년 컨퍼런스, 목회자 세미나, 사역자 집회. 그러나 프레시 컨퍼런스에는 담임목사가 장로와 부교역자와 청년들을 모두 데리고 온다.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 교회 리더십 전체가 함께 오는 경우가 예사다. “담임 목사님들이 오셔서 너무 좋으시니까 장로님들, 부교역자들을 다 데리고 오세요. 그런 교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김상인 목사(사무총장, 움직이는교회 담임)의 말이다.

구조적 특징도 있다. 일방 강의 위주의 컨퍼런스와 달리, 프레시는 메인 강의-TED 형식 강연-선택 강의-오픈 예배-파송의 흐름으로 짜여 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질문, 적용, 결단, 파송의 구조다. 특히 목회자만이 아니라 평신도 성도들도 강사로 세우는 방침은 “모두가 모두에게 배우고,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키는” 컨퍼런스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목회자가 무언가를 가르치는 형태의 컨퍼런스가 아니라”는 윤 목사의 말은 이 컨퍼런스의 성격을 가장 간결하게 압축한다.

참가자들의 반응이 그 실체를 증명한다. 윤은성 목사가 가장 많이 듣는 피드백은 이것이다. “프레시는 진짜 프레시한 것 같아요.”

한국교회에 이 운동이 필요한 이유

황덕영 목사는 선교적 교회 운동에 대해 하나의 단호한 전제를 갖고 있다. “유행이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교회의 본질이고 주님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운동을 이끄는 그는 동시에 이렇게 말한다. “사실 미셔널이라는 용어 자체는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교회 자체가 미셔널한 건데, 굳이 미셔널 처치라고 할 필요가 없는데-선교성을 너무 잃어버려서 이런 용어와 이런 컨퍼런스를 해야만 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 역설이 이 운동의 본질을 담고 있다. 선교적 교회 운동이 성공하면, 언젠가 ‘선교적 교회’라는 표현이 필요 없어진다. 교회가 곧 선교이고, 선교가 곧 교회이기 때문이다. 프레시 컨퍼런스는 그 날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이상훈 총장은 그 방향을 신학적으로 정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성경을 선교적 텍스트로 읽을 수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선교를 우리가 이해하고, 그 DNA를 성도 한 사람 한 사람과 교회 공동체가 갖게 될 때, 일상의 삶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낼 수 있는 존재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성장 둔화, 다음세대 이탈, 사회적 신뢰 하락, 선교 동력의 약화-를 돌파하는 길은 더 좋은 프로그램이나 더 혁신적인 성장 전략이 아니라는 것이 이 컨퍼런스가 4년에 걸쳐 주장해 온 핵심이다. 교회가 ‘왜 존재하는가’를 다시 붙드는 것, 그것이 모든 갱신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제4회 프레시 컨퍼런스는 6월 29일(월)부터 7월 1일(수)까지 새중앙교회에서 열린다. 목회자와 평신도, 신학생, 다음세대 사역자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등록은 공식 홈페이지(fresh.churches@gmail.com)와 SNS 채널을 통해 가능하다. 신학생을 위한 특별 등록 링크와 재정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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