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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교계의 기획자들①] 설교는 심장이고, 기획은 혈관이다
“행사는 많은데 방향은 없다”는 목회 현장에 던지는 기획자 우순태 목사의 일침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1-18 23:54

본문

열심히 하는데 남는 게 없다.”

행사는 많은데 왜 방향이 흐릿한가.”

요즘 목회자들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설교는 준비되고, 프로그램도 쉼 없이 돌아가지만 공동체 전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선명하지 않다. 이 질문 앞에서 우순태 목사(KHN 코리아네이버스 사무총장)는 문제를 영성이나 헌신의 부족이 아니라 구조와 설계의 문제로 진단한다.

그는 평생을 목회자이자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무, 연합운동가, 문화선교가로 살아오며 스스로를 기획자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고 말한다. 다만 그가 말하는 기획은 행사를 잘 꾸미는 기술이 아니다. “기독교 기획이란 하나님의 시간표를 공동체의 일정 안에 조심스럽게 배치하는 일이며, 말씀사람현장을 하나의 영적 흐름으로 엮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앞서면, 말씀은 끼워 맞춰진다

우 목사가 기획의 본질을 가장 분명히 설명하는 대목은 2015년 광복 70주년 한국교회 평화통일기도회를 회고하며 나온다. 그는 그 대형 집회를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설계한 것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메시지였다고 말한다. “프로그램은 메시지를 담는 그릇일 뿐이며, 메시지가 방향을 규정하지 않으면 행사는 많아져도 결국 공허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메시지와 프로그램의 우선순위가 바뀔 때 나타나는 현상을 이렇게 정리한다. 프로그램이 앞서면 무엇을 할 것인가가 먼저 정해지고, 이미 있는 행사에 말씀을 끼워 맞추게 된다. 감동은 있을 수 있지만 방향은 흐려지고, 행사는 남아도 열매는 약해진다. 반대로 메시지가 앞서면 출발점은 언제나 하나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가가 된다. 불필요한 요소는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행사가 끝난 뒤에도 말씀이 남는다.

메시지는 씨앗이고, 프로그램은 밭입니다. 씨앗이 없으면 아무리 밭을 잘 갈아도 아무것도 자라지 않습니다.” 우 목사의 이 비유는 오늘날 교회 일정표를 다시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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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설명-붉은말(2026년, 丙午年) 2026. 1. 8. 우순태 作, Watercolor on paper 34×49㎝>

한국교회에 없는 사람, 기획자

우순태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에 가장 부족한 인재로 주저 없이 기획자를 꼽는다. 설교자와 행정가는 많지만, 설교와 행정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설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의 구분은 명확하다. 설교자는 무엇을 말할지를 고민하고, 행정가는 정해진 것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담당한다. 반면 기획자는 무엇을, , 언제, 어떤 구조로 말하고 운영할 것인가를 질문한다.

그는 설교자만 많으면 운동은 일어나지만 지속성은 약해지고, 행정가만 많으면 조직은 유지되지만 생명력은 둔화된다고 말한다. 기획자가 있을 때 설교는 방향을 얻고, 행정은 목적을 갖게 되며, 연합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된다.

기획은 재능이 아니라 사고의 훈련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나는 기획 체질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 목사는 기획력을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훈련되는 사고의 기술로 본다. 일부 타고난 감각은 있을 수 있지만, 목회 현장에서 요구되는 기획력은 대부분 훈련의 결과라는 것이다. 설교가 훈련되고 목회가 훈련되듯, 기획 역시 충분히 훈련될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우 목사는 한국교회가 가장 먼저 기획해야 할 것으로 부흥이 아니라 구조 전환을 꼽는다. 그의 순서는 분명하다. 구조 전환, 그 다음이 회복, 그리고 부흥은 결과로 따라온다. 구조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의 부흥은 일시적 열기에 그치고 소진을 낳기 쉽다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기획은 무엇을 더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구조로 존재할 것인가를 묻는 일이라는 그의 진단은 날카롭다.

설교는 심장이고, 기획은 혈관이다

우순태 목사는 30대 젊은 사역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설교가 덜 중요해져서 기획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라, 설교만으로는 더 이상 청중에게 도달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기 때문에 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설교는 여전히 교회의 심장이지만, 기획은 그 심장이 뛰게 하는 혈관이라는 그의 말은 오늘의 목회 현실을 정확히 짚는다.

결국 그가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우리 교회의 문제는 설교가 약해서인가, 아니면 설교가 들릴 수 없는 구조에 갇혀 있기 때문인가.


<우순태 목사와 인터뷰한 전문>

우순태 목사가 말하는 ‘목회를 살리는 기획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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