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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성공하면 사라질 운동, 프레시컨퍼런스의 다음 10년
2033년 새중앙교회 50주년, 전 성도의 선교사화를 꿈꾸는 사람들

유현우 기자
작성일 2026-05-18 01:54

본문

[프레시컨퍼런스 - 한국교회 갱신의 현장]

[편집자 주] 3편에 걸쳐 프레시컨퍼런스의 정체성과 현장 변화, 그리고 미래 비전을 살펴봤다. 마지막 편에서는 이 운동이 바라보는 지평선을 담는다. 운동의 목표가 운동의 소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실 미셔널이라는 용어 자체는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선교적 교회 운동을 이끄는 황덕영 목사(새중앙교회 담임, 프레시 무브먼트 공동대표)의 말이다. 처음 들으면 모순처럼 들린다. 이 운동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이 운동의 언어가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것이니.

그러나 그 말을 끝까지 들으면 역설이 아니라 가장 깊은 소망의 표현임을 알게 된다. “교회 자체가 미셔널한 건데, 굳이 미셔널 처치라고 할 필요가 없는데, 선교성을 너무 잃어버려서 이런 용어와 이런 컨퍼런스를 해야만 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 역설이 프레시 컨퍼런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이 운동이 완전히 성공한다면, 언젠가 이 운동은 필요 없어진다. 모든 교회가 선교적이고, 모든 성도가 선교사로 살고, ‘선교적 교회’라는 표현이 동어반복이 되는 날, 그날이 프레시 컨퍼런스가 꿈꾸는 도착점이다.

그 날을 향해, 이 운동은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가장 영광스러운 직군은 선교사입니다”

황덕영 목사에게는 하나의 신학적 확신이 있다. 그 확신은 그가 이끄는 교회와 그가 주관하는 운동의 방향 전체를 규정한다.

“가장 영광스러운 직군은 선교사입니다. 주님도 선교사로 오셨으니까요.”

이것은 수사가 아니다. 새중앙교회의 사역 구조와 황 목사의 강의 슬라이드 100장에는 이 확신이 세밀하게 구현되어 있다. 그 핵심 개념이 ‘비전선교사’다.

비전선교사는 해외 파송 선교사와 구별되는 개념이 아니다. 황 목사의 설명은 오히려 그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비전선교사와 선교사의 구분은? 앞으로의 시대는 이 의미가 거의 없어진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성도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선교사로 살아가는 것, 직업과 지역과 세대에 관계없이 각자의 현장이 선교지가 되는 것, 그것이 비전선교사의 본질이다.

황 목사의 강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한 문장이 이 개념을 가장 함축적으로 담는다. “땅 끝은 한 바퀴 돌고 내 삶의 뒷꿈치다.” 지구 반대편이 아니라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땅끝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선교를 위해 어딘가 특별한 곳으로 갈 필요가 없다.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선교사로 살면 된다.

비전선교사 개념은 제자훈련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연결된다. “제자훈련의 정점은 파송입니다. 제자훈련을 받은 사람에게는 선교지가 있어야 합니다.” 지식을 쌓는 것이 제자훈련의 목표가 아니라, 그 지식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가는 것이 목표라는 선언이다. 이 언어로 읽으면 주일 예배는 충전의 시간이고, 월요일부터 토요일의 일상은 파송의 시간이 된다. 교회는 모이는 것과 흩어지는 것이 하나의 사이클을 이루는 공동체다.

새중앙교회는 2030년을 향한 하나의 목표를 공개적으로 선포하고 있다. “2030년 주보에 전 성도의 이름이 다 있을 것이다.” 모든 성도가 어떤 형태로든 선교에 참여하는 비전선교사로 세워지는 것, 그것이 이 교회의 2030 목표다. 교회 성장의 지표가 출석 인원이나 헌금 규모가 아니라, 선교사로 사는 성도의 숫자가 되는 교회, 그것이 새중앙교회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2030년, 2033년이라는 두 개의 좌표

프레시 컨퍼런스에는 두 개의 시간적 좌표가 있다. 2030년과 2033년이다.

2030년은 제8회 프레시 컨퍼런스가 열리는 해다. 이 시점까지 ‘전 교회인 비전선교사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는 것이 과제로 제시된다. 

2033년은 훨씬 묵직한 의미를 가진다. 두 가지가 겹치는 해다. 새중앙교회 설립 50주년이자, 예수님 승천 2,000주년이다. 프레시 컨퍼런스로 치면 제11회가 열리는 해다.

이 해를 향해 프레시 컨퍼런스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성도들이 자신의 은사를 발견하고 개발하는 시스템, 각 분야에서 비전선교사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과정과 멘토링, 교단과 지역과 세대를 넘어서는 선교적 네트워크의 성숙. 이 모든 것이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한다. 교회가 세상 속으로 더 깊이 침투하는 것, 그리고 그 침투가 전문 사역자가 아닌 평범한 성도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

황덕영 목사는 한국교회 6만 개 교회를 가리키며 말한다. “하나님이 정말 돌보시고 책임지신다고 믿습니다. 그 교회들이 선교적 DNA를 회복하면, 미자립교회도 쓰시는 거고, 대형교회도 선교적 DNA가 없으면 소망이 없는 거예요. 중요한 것은 그 교회를 시작하시고 이루어 가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선교적이시다는 것입니다.”

계획 없이 10년을 이어온다는 것

이 모든 비전과 계획이 어떻게 매년 실행으로 이어질까? 중장기 전략 기획팀이 있는가. 연간 목표치와 KPI가 있는가.

윤은성 목사(어깨동무사역원 대표)의 대답은 교계의 상식을 넘어선다. “내년이고 5년, 10년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저희는 내일을 다 몰라요”

프레시 컨퍼런스의 운영 방식은 이렇다. 컨퍼런스가 끝나면 그 주에 바로 다음 회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황덕영 목사와 이상훈 총장, 윤은성 목사, 김상인 목사가 부부 동반으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지나간 컨퍼런스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다음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하나님이 이번에 어디서 움직이셨는가. 그 대화에서 주제가 잡히고, 강사가 정해지고,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

윤 목사는 한 가지를 관찰했다. FRESH 다섯 글자 F(Future), R(Revival), E(Engage), S(Serve), H(Harvest)가 컨퍼런스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1회에서는 미래 세대와 선교적 교회의 개념을 다뤘다. 이후 부흥(Revival)의 필요성으로, 그다음은 참여(Engage)와 적용으로, 그리고 이제 섬김(Serve)과 삶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때 그때 주님의 영감과 함께 기도하고 논의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이 프레시할 것 같습니다.”

이 운영 방식은 취약해 보이지만 오히려 강인함의 원천이다. 프로그램이 없으면 프로그램의 실패도 없다. 목표치가 없으면 목표 미달의 위기도 없다. 대신 있는 것은 ‘민감성’, 지금 하나님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를 주의 깊게 살피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 민감성이야말로 선교적 교회 운동 자체가 성도들에게 요구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 컨퍼런스는 스스로의 한계를 솔직하게 인식하고 있다. 기록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문제, 장기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 외부에 이 운동이 무엇인지를 설득하는 언어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 프레시 컨퍼런스를 돕는 이들이 제언하는 과제들이다. 이 운동이 계속 자라기 위해서는 ‘프레시함’을 유지하는 동시에 ‘깊이’도 축적해야 한다.

신학교에 가닿는 운동이 되려면

프레시 컨퍼런스가 한국교회의 본질 회복 운동이 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 있다. 신학교다. 한국 개신교회는 교단 중심 구조를 갖고 있고, 교단의 문화와 방향은 신학교에서 형성된다. 신학교에서 4년간 무엇을 배우느냐가 그 졸업생의 목회 철학을 결정하고, 그 목회 철학이 수십 년간 수천 명의 성도에게 전달된다. 선교적 교회 운동이 한국교회 전체를 바꾸려면 결국 신학교에 닿아야 한다.

황덕영 목사는 기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부탁한다. “교단지를 하시는 분들은 교단 안에 있는 목회자들도, 신학교에 있는 신학생들도 이 맛을 좀 보면 좋겠어요. 이게 맛을 보면 눈이 띄어지는 정말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프레시 컨퍼런스는 신학생들을 위한 특별 등록 링크와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학교에서 선교적 교회론을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직접 그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참가자 확대 전략이 아니다. 10년 후, 20년 후 한국교회의 목회 현장을 바꿀 사람들을 지금 만나는 전략이다.

이상훈 총장이 이끄는 아메리카 이반젤리컬 유니버시티(AEU)가 이 맥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북미에 기반을 둔 이 신학교는 선교적 교회론을 신학교육의 중심에 놓는 것을 핵심 정체성으로 삼고 있다. 프레시 컨퍼런스가 현장 운동이라면, AEU는 그 운동의 신학적 토대를 훈련하는 학문 공동체다. 황덕영 목사가 “AEU는 특별하다. 많이 지원하고 협력하고 기대하겠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신학과 현장의 결합, 이것이 선교적 교회 운동이 지속 가능한 운동이 되기 위한 조건이다. 이론 없는 운동은 방향을 잃고, 현장 없는 신학은 공허해진다. 프레시 컨퍼런스는 그 두 축을 매년 한 자리에 모아 가고 있다.

성공하면 사라질 운동

1편에서 던진 질문으로 돌아오자. “교회는 왜 존재하는가.”

프레시 컨퍼런스가 4년에 걸쳐 쌓아온 응답을 한 줄로 압축하면 이렇다. 교회는 세상 속으로 보내심 받은 공동체로 존재한다. 그 교회 안의 모든 성도는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선교사로 파송된 사람들이다. 직업과 나이와 지역에 관계없이,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이웃 가운데서, 그 모든 자리가 선교의 현장이다.

이 응답이 한국교회에 온전히 자리 잡히는 날, ‘선교적 교회’라는 표현은 필요 없어진다. 그것은 아직 먼 이야기다. 한국교회는 지금도 예배당 중심, 프로그램 중심, 교역자 중심의 구조에 깊이 묶여 있다. 선교적 DNA를 잃어버린 채 구조의 관성으로 운영되는 교회들이 여전히 대다수다. 그럼에도 희망이 있다. 프레시컨퍼런스가 지속적으로 열리며 선교적 교회의 운동이 확장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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