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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교
2018/01/31 21:45:02
“16년간 이식만을 기다려온 신장병 환우의 목숨 구해”
40대 주부, 새해 첫 신장기증

25일, 44세 주부 생면부지 타인위해 자신의 신장하나 기증해

신장기증인 황아현 씨, 지난해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깨닫고 본부를 통해 장기기증 서약해

황 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창립 27주년 맞아 탄생한 967번째 신장기증인

새 생명 선물 받는 이는 16년간 투병생활 이어온 50대 주부

최성주 기자/(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는 25일, 새해 첫 순수 신장기증인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40대 주부인 황아현 씨(44세, 울산)가 자신의 콩팥 하나를 생면부지 환우에게 기증한 것이다. 황 씨에게서 신장을 이식받은 이식인은 만성신부전으로 16년간 투병생활을 이어오다 본부를 통해 새 생명을 선물로 받게 됐다.

새해 처음으로 순수 신장기증을 하게 된 황 씨의 수술은 25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장이식 한덕종 교수팀의 집도하에 진행됐다. 이로써 황 씨는 본부를 통해 생면부지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967번 째 주인공이 됐다.

“혈액투석 환우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나눠지고 싶었어요.”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그 일들이 이뤄지는 순간을 상상하곤 한다. 25일 새해를 맞아 자신이 상상하던 버킷리스트를 이룬 이가 있다. 바로 순수 신장기증인 황아현 씨다. 40대 주부인 황 씨는 자신의 콩팥 하나를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생면부지 환우에게 기증하기 위해 25일 수술대에 올랐다.

황 씨는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더 값지고 귀한 일이 있을까요. 2018년을 시작하며 신장기증으로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라고 수술 소감을 전했다. 생명나눔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황 씨는 지난해 우연히 지인의 권유를 통해 사후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하게 됐다.

“평소 장기기증이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아는 언니가 사후 장기기증 서약을 하고 제게 방법을 알려주어서 저 또한 바로 참여했죠.”

지인을 통해 장기기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는 황 씨는 곧바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홈페이지를 찾아 사후 각막기증과 뇌사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했다. 또한 사후 장기기증 서약에 참여하면서 본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생존시 신장이식 결연사업에 대해 알게 됐다. 그 후 신장기증을 한 다음에도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기증인들의 사연을 접하며 생존시 신장기증을 결심하게 됐다.

“몇 해 전, TV프로그램을 통해 혈액투석 환우들의 투병생활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투석치료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살아가고 있는 환우들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제가 할 수 있다면 단 한 명에게라도 건강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황 씨는 신장기증을 위해 운동과 식이조절을 병행하며 3kg 가량 체중을 감량했고, 금주를 하는 등의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황 씨의 생명나눔의 뜻을 지지해주는 어머니와 남편의 적극적인 응원 속에서 한 만성신부전 환우에게 새해 선물로 생명을 나누게 됐다.

“나눔은 말과 생각에서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직접 몸으로 실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건강해서 누군가에게 신장기증이라는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뻐요.”

신장을 기증하며 생명나눔을 직접 실천한 황 씨는 현재 요양병원에 있는 환우들을 위한 이미용 봉사활동과 함께 어려운 형편의 이웃들과 독거노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 봉사활동에도 5년간 참여하며 이웃사랑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제게서 신장을 이식받게 되는 분이 건강을 되찾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꾸리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이식인과 저의 삶속에 나눔과 사랑이 가득한 삶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한편 황 씨에게서 신장을 이식받아 새 삶을 선물 받게 될 주인공은 50대 주부 김 모 씨. 그녀는 지난 2002년, 갑작스럽게 만성신부전증을 진단받고 혈액투석을 시작하게 됐다. 무려 16년 간 투병생활을 해온 그녀는 오랜 투석 치료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쳤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남편 또한 4년 전 건강이 악화 돼 전립선암을 진단받게 됐고, 현재 그녀와 함께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기적적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게 돼 우리 부부는 앞으로의 삶을 꿈꿀 수 있게 되었어요. 새해부터 좋은 일이 생겨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행복한 일만 가득할 것 같아요. 제게 생명을 나눠준 기증인의 사랑과 용기를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수술을 앞둔 김 씨가 소감을 전했다. 또한 김 씨의 남편은 “제 아내 뿐 아니라 이식만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환우들에게도 신장이식의 기회가 찾아와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받은 사랑만큼 더 많은 이들에게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알리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지난 1991년 1월 24일, 본부 박진탁 이사장의 순수 신장기증으로부터 시작됐던 본부의 신장이식결연사업이 황아현 씨의 기증으로 967례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27년간 진행된 본부를 통해 신장이식 수술로 인해 무려 1,000여명에 다다르는 신장병 환우의 생명을 살릴 수가 있었다. 박진탁 이사장은 “국내 장기기증 운동의 시작이자 본부 창립 27주년을 맞는 1월, 이렇게 아무런 대가없이 모르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는 순수 신장기증인이 탄생해서 매우 뜻깊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주인공 황아현 씨의 사랑이 릴레이로 뻗어나가 더 많은 환우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적이 올해도 이뤄지길 기대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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